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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펜과 트레이싱지와 그리고 배게와. 손에 닿는 것을 모두 덧글 0 | 조회 8 | 2020-09-05 14:33:03
서동연  
그리고 펜과 트레이싱지와 그리고 배게와. 손에 닿는 것을 모두 집어 던졌다.그래. 아주 간단한 말이었다. 그리고. 그리고 나는 울음을 터트렸다. 어린 나는. 슬픈 것도 무서운 것도 아니었다. 아주 담담했지만. 나는. 나는 그냥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거짓말! 거짓말!!! 믿을 수가 없다. 발목이 심하게 다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지만 요즈음 같이 의학이 발달한 세상에서 고작 그 정도의 상처를 가지고 절단 수술을 하다니! 그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이건 뭔가 음모가 있어! 분명히 이건.민정아, 무슨 일이지? 네가 말하렴.방문을 넘어서는데 남편의 책상 위에 우연히 펼쳐진 책에 그림 하나가 언뜻 눈에 들어온다. 남편이 회사에서 읽다가 던져 놓은 것이 우연히 펼쳐진 모양이다. 무슨 신화나 전설의 이야기인지 머리가 많이 달린 공룡 같은 것이 사납게 보인다.하이드라는 여러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헤라클레스가 머리 하나를 쳐 떨어뜨리면 곧 이어 두 개의 머리가 돋아나는 것이었다.사랑이라는 것이 과연 이런 식으로 결말을 맺게 될 수 있을까? 내가 남편을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남편은 분명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어쩌면 나보다도 더. 아까, 바로 아까 우리는 사랑을 나누었다.조금 다친 정도였던 내 발목을 잘라 없애 놓고 이번에는 또 어디를 잘라내려고 하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대체. 눈꺼풀이 무거워 진다. 감은 눈 사이로 희미하게 남편의 웃는 모습이 떠오르다가 사라져 간다. 그 모습에 내 떨어져 나간 발 하나가 같이. 그리고는 어두움. 온통 모든 것이 어두움뿐인 그눈 앞에서 일그러지며 용을 쓰고 있는 얼굴은 남편의 얼굴이 분명할 테지만 자꾸 그게 늙수구레한 어느 여자의 얼굴로도 보였다가 주둥이가 심술궂게 튀어나온 카나리아도 되어 보이고 한다. 그 모습이 카나리아로 동공에 들어오는 순간, 나는 힘껏 가위를 휘둘렀다.나를. 나를 어쩌려고 그래? 응? 제발 제발 가까이 오지 맛! 카나리아 카나리아는 싫어. 싫어.왜 울어? 왜!!! 웃어! 웃으라구! 만족하잖아
오른손을 좀 더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좀 더. 살을 헤집고 들어온 주사바늘. 그리고 그 주사바늘에 연결되어 있는 가느다란 비닐 줄. 그리고 그 반대편에 연결되어 있는 링겔병. 그래. 저거다. 독수리, 나는 독수리가 필요해. 주2 바이퍼케이션 (bifurcation): 원래 분기, 분기점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공 온라인카지노 학 용어에서의 특이점, 즉 Singularity Point라는 뜻으로 사용한 것입니다.그런데 이 새는 그렇지 않다. 뻣뻣하기가 마치 돌과 같다. 돌과 같다. 분명 전번에 죽은 새와는 다르다. 이게 무얼까? 무슨 일일까?여보. 나는 잠들어 있었어. 그리고 바람이 들어와서 추워져서 눈을 뜬 거고, 그리고 당신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그래서.잘 가.나를 사랑하고 있는 저 남자에게 더 이상은 나는 순교자는 아니다. 그래. 어차피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일지도 몰라. 당사자인 나조차도 알 수 없는 일인 걸 그냥. 그냥. 지금 있는 그대로. 그냥.내 침대가 있는 곳의 창가. 보통의 유리창보다도 훨씬 작은 창문에 블라인드까지 쳐 놓고 있어서 먼 회상 같은 가느다란 햇빛 밖에 들어오지 않는 콘크리트 창가. 부서져라. 그리고 날아라. 너야말로 프로메테우스의 독수리.아까의 기억이 난다. 그래. 정신병원이라고 해도 모두가 남자 간호보조원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미 묶여 있는 상태로 되어 있고, 아까 (라고 해도 어제인지 그제인지 알 수는 없지만)내게 진정제 주사를 놓은 것도 여자 간호사였다.난 듣지 않았어! 그건 단지 잠 들었을 때의 환청에 불과했을 뿐이야! 아냐 갑자기 내 입이 벌어진다.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미친 듯이 쇠막대기에 붕대를 감던 내 손이 덜컥 멎는다. 가짜 발을 만들어 달았다고 정말 사람들이 속아 넘어갈 만큼 유연하게 걸을 수 있을까? 아니, 그것보다도 먼저 나같이 초췌하고 파리한 얼굴의 간호사, 그것도 얼굴을 전혀 모르는 간호사가 돌아다닌다고 하면 의심을 품지 않을까?그러나 울고 있는 나와 그 우는 모습을 보고 있는 나와는 도대체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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